엊그제 호박잎을 사오셔서 시골집밥 스타일로 차려주셨다. 내가 완전히 좋아하는 시골집밥. 우렁된장찌개, 찐 호박잎, 가지볶음, 오이에 당근까지 완벽하다.. 우렁된장찌개에 두부를 듬뿍 넣었다. 호박잎찜이랑 쌈장... 와우... 가지볶음 와우... 평소엔 굴소스를 넣고 볶으시는데 한식스타일로 쪄서 양념을 하셨나보다. 속초 순두부집에서 찐가지무침을 맛있게 먹는 것을 보시고 이렇게 만들어 주셨나보다. 어머니는 참사랑이다. 생오이에 당근. 아삭아삭 신선하다. 김치 없음 밥 못 먹는다. 콩나물 무침. 어제 내가 거의 다 먹었지롱. 아름다운 한식상이여. 한국인은 모다? 쌈이다. 호박잎쌈 사랑합니다.
엄마가 또 한 상을 차려주셨다. 시골에서 농사지은 쌀을 보내주셔서 그걸로 밥을 했더니 밥이 촉촉하고 쫀득하다. 차돌박이랑 양파, 파를 같이 구웠다. 고소하고 맛있다. 된장찌개 와우.. 여기에도 차돌박이가 들어갔다. 두부랑 표고버섯, 김치를 넣은 된장찌개. 이젠 김치찌개보다 된장찌개가 더 좋다. 오이랑 상추 다 시골에서 받아온 것이다. 싱싱하고 맛있네. 기타 밑반찬들.. 황태무침도 맛있다. 이걸로만 밥을 먹기도 한다. 메추리알 장조림까지 하셨다. 쉬는 날에 바쁘게 일 하셨네. 잘 먹었습니다.
엄마가 또 한 상 차려주셨다. 도토리묵은 외숙모가 집에서 직접 쑤신 것이다. 들기름을 넣었다고 하시더니 고소하다. 콩나물국에 넣어 묵밥처럼 먹었다. 메밀비빔면. 엄마가 좋아하는 시판 냉면 소스로 무쳐주셨다. 상추랑 삶은 콩나물이랑 같이 먹으니 아삭아삭하고 더 맛있다. 외숙모가 담그신 열무김치다. 열무김치 철인가보다. 호박씨 멸치볶음이다. 햄이랑 감자도 부쳐주셨다. 감자를 지져도 포슬포슬하니 맛있다.
날씨가 좋아서 탄천을 걸었다. 개나리는 한창 펴 있고 벚꽃은 이제 피려한다. 걷고 운동기구에서 좀 놀고 쉬고 하다보니 2시간이나 지나 있었다. 피곤하셨을텐데 뚝딱뚝딱 금세 한 상을 차려주셨다. 연근전. 아삭아삭 바삭바삭하다. 다 먹을 뻔 했다. 휴 미나리전. 요새 철인가보다. 연하고 향은 강하지 않았다. 냉동실에 있던 갈비도 구워주셨다. 전엔 질겼던 것 같은데 이번엔 어떻게 요리하셨는지 부드럽네. 밥 한 그릇 비우고, 뻥튀기 한봉지 다 먹고, 따듯한 데 누워서 티비 보다가 잠이 들었다ㅎㅎ 좀 걸었다고 피곤했나보다. 일요일이 이렇게 가는구나. 다음주엔 벚꽃이 만개하겠다. 또 보러 가야지.
오후에 간식으로 빵을 먹어서 저녁은 가볍게 먹었다. 꼬막, 톳, 봄동무침, 삶은 달걀, 당근. 꼬막은 삶을 때 소금간을 하므로 따로 양념은 치지 않는다. 후식으로 귤, 브라질너트, 피스타치오.
시골에서 염소를 잡는다고 해서 다녀왔다. 고기 넣고 푹푹 끓인 염소탕이랑 직접 쑨 도토리묵이랑 든든하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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